한국 3연속 금리동결할 때…캐나다·호주가 금리 올린 이유 [강진규의 외환·금융 워치]

입력 2023-06-19 15:01   수정 2023-06-20 14:43

캐나다와 호주 중앙은행이 이달 잇따라 금리를 인상했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말까지 3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과는 다른 선택이다. 국가별 통화정책에 차이가 나타나면서 "올해 중앙은행의 역량이 시험대에 올랐다(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말까지 나온다.

19일 한은에 따르면 캐나다와 호주는 이달들어 정책금리를 인상했다. 캐나다는 기준금리를 지난 7일 연 4.75%로 0.25%포인트 높였다. 캐나다는 1월 연 4.5%로 금리를 올린 후 3월과 4월에 동결했다가 5개월만에 다시 인상을 시작했다.

호주는 올들어 4차례 금리를 인상했다. 2월 연 3.35%로 금리를 올린 후 3월(연 3.6%), 5월(연 3.85%), 이달 6일(연 4.10%) 등 계속해서 금리를 높였다. 동결 결정은 4월 한차례 뿐이었다. 이 기간 한국은 3연속 금리를 동결했다. 1월 연 3.5%로 금리를 높인 후 2,4,5월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금리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각국 중앙은행들이 일제히 금리인상에 나섰던 것과 달리 국가별로 정책이 달라지는 일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최근 창립 기념식에서 "지난 1년간은 물가안정을 최우선해야한다는 공감대가 있었지만 지금은 국가별로 물가안정과 경기상황이 다르게 나타날 것"이라며 "각국 중앙은행의 능력이 명확하게 드러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캐나다와 호주는 경제구조와 금융여건 등의 측면에서 한국과 유사한 것으로 여겨지는 국가다. 이들 국가의 금리 인상이 한은의 향후 금리 결정에도 참고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이같은 차이가 발생한 이유로 한은은 각국의 물가 모멘텀이 다르다는 점을 꼽고 있다. 한은의 '최근 정책금리 인상국의 물가 상황 및 여건' 보고서에 따르면 캐나다와 호주는 최근 물가가 다시 상승할 조짐이 나타났다. 소비자물가의 3개월 변화율(계절조정)이 지난 4월 플러스로 돌아섰고, 근원물가도 둔화가 멈췄거나 6%대의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서비스물가 상승이 심상치 않다. 캐나다는 서비스물가 상승 모멘텀이 최근 2개월 연속 확대됐고, 호주는 최근 7%대까지 치솟았다. 이는 주택시장과 민간소비 등에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캐나다와 호주의 주택가격은 팬데믹 이전 대비 크게 상승한 후 여전히 높은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다. 한국 소비자물가 항목 중 집세가 완만하지만 둔화한 것과 달리 이들 국가의 집세는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다. 민간소비 증가세도 물가 상승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최창호 한은 조사국장은 "호주와 캐나다는 주택가격 상승, 수요측 압력이 높은 점, 타이트한 노동시장 등이 서비스 물가 중심으로 물가 상승 모멘텀을 지속시키고 있다"며 "반면 한국은 비교적 주택 가격이 많이 조정됐고, 노동시장의 타이트한 정도도 덜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한국도 서비스 소비와 고용이 양호하고, 비용 인상 압력 영향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근원 물가가 경직적인 모습을 보일 수 있다는 점은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캐나다와 호주는 근원물가 상승률이 5%를 넘는 등 한국과는 물가 수준이 다르다"며 "한국도 금리를 높여야할지는 물가 흐름과 경기상황 등을 보고 이를 한꺼번에 고려해서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